설날이 밝았습니다.
원래라면 지금쯤 속초에서 차례를 지내고 있을 테지만,
연휴 전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면서, 연휴 내내 자취방에 덩그러니 혼자 있었습니다.
다행히도 방금 음성 문자가 와서 조금 있으면 격리 해제가 되겠네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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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금은 고속도로가 뚫려서 이전보다 훨씬 빠르게 가지만,
십몇 년 전 만해도, 속초에 가려면 지겹도록 산맥을 빙빙 돌고 돌아야 했습니다.
산을 감고 있는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산 정상에 휴게소가 나오는데, 이름이 대관령 휴게소였던 걸로 기억합니다.
워낙 어릴 때여서 정확하지는 않지만,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있는 산 정상에 통나무로 된 휴게소의 이미지가 어렴풋이 생각납니다.
여기서 꼭 엄마가 칡즙을 사줬던 거 같은데, 쓸 거 같아서 거부하다가도 막상 먹으면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.
아무튼 산 정상이라 공기도 상쾌하고 경관이 워낙 좋아서 은근히 휴게소에 도착하기를 기다렸습니다.
몇 년 후 산에 터널을 뚫어서 이제 빠르게 가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,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더 이상 대관령 휴게소를 갈 수 없다는 걸 깨닫고 조금은 슬펐습니다.
오늘은 갑자기 이런 기억들이 떠올라서 검정치마의 "대관령"을 불러 봤습니다.
"대관령"은 검정치마가 2012년 발표한 데모 앨범 <My Feet Don't Touch The Ground>의 수록곡으로, 시골에 가서 살고 싶은 마음을 고백하는 곡입니다.
물론 저는 도시를 사랑하는 사람인지라 시골에 사는 것은커녕 그냥 가는 것조차 쉽사리 이해할 수 없지만,
오늘만큼은 그때 그 대관령 휴게소가 그립네요.
그럼 즐겁게 연주하시고,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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